관악구 역 앞 카페. 평일 오후 3시.
진호는 거래처 미팅이 끝나고 들렀다. 아메리카노를 시켰다. 4,500원.
하은이 카운터에 있었다. 앞치마에 카페 로고가 박혀 있었다.
거짓말은 아니었다. 완전한 사실도 아니었다.
진호는 창가에 앉았다. 하은이 쿠키를 가져다줬다. 초코칩.
직접 만든 쿠키. 진호는 한 입 먹었다. 달았다.
30분 있었다. 노트북을 꺼내서 일했다. 하은은 카운터에서 컵을 닦고, 주문을 받고, 틈틈이 테이블을 닦았다.
한 번도 불필요하게 말을 걸지 않았다. 진호가 일하는 걸 알았다.
나갈 때 하은이 말했다.
나왔다. 사무실로 걸었다. 5분.
쿠키 맛이 입에 남아 있었다.
저녁. 태식에게서 전화.
진호가 의자에서 등을 폈다.
진호는 입을 다물었다. 가격 전쟁. 자본이 많은 쪽이 이기는 싸움이었다.
진호는 단말기를 켰다.
72%. 높지만 — 3개월을 버텨야 했다.
3개월. 충분했다. 버티면 됐다.
잠깐 침묵.
진호는 전화를 끊고 사무실 천장을 봤다.
가격 전쟁. 자본 열세. 하지만 — 기술이 있었다. 태식이 있었다. 민준이 있었다.
3개월. 견디면 된다.
진호의 손이 주먹을 쥐었다. 이번에는 — 빼앗기지 않는다.
태식이 뛰었다.
85곳 전부에 전화를 돌렸다. 3일 동안. 하루에 30통.
불편한 점을 물었다. 경쟁사 얘기는 안 했다. 30년 영업의 원칙이었다. '상대를 깎지 마라. 내 물건을 올려라.'
85곳 중 7곳이 비즈닥터를 검토하고 있었다. 태식이 7곳을 직접 방문했다.
태식은 각 회사의 상황을 알고 있었다. 사장님 이름, 직원 수, 지난달 고민거리. 엑셀에 적어뒀다. 85곳 전부.
기계는 데이터를 알았다. 태식은 사람을 알았다.
결과: 7곳 중 5곳이 남았다. 2곳이 비즈닥터로 갔다.
6월.
한현우가 움직였다. 가격 덤핑만이 아니었다.
비즈닥터 블로그에 비교 글이 올라왔다. 'BizSpread vs 비즈닥터 — 진짜 차이는?'
글의 결론: "가격 대비 성능은 비즈닥터가 우세."
민준이 모니터를 돌렸다. 진호가 읽었다.
교묘했다. BizSpread의 정확도는 인정하면서 "중소기업에게 그 정확도가 필요한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진호는 화이트보드에 섰다. 새 기능을 적었다.
'자동 보고서 이메일 발송.' 고객이 로그인 안 해도 — 매주 월요일 아침에 분석 리포트가 메일로 온다.
민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3일.
3일 후. 자동 리포트 출시.
85곳 고객에게 월요일 아침 8시에 리포트가 날아갔다.
반응이 왔다. 태식에게 전화가 쏟아졌다.
1주일 만에 구독 5곳 추가. 비즈닥터에서 돌아온 2곳 포함.
벌어졌다. 하지만 한현우에게 VC 돈이 있는 한 — 다시 좁혀질 거였다.
진호는 화면을 봤다. 팀장이 답을 안 줬다. 처음이었다.
진호가 결정해야 했다.
의자에 기대서 천장을 봤다. 3초.
팀장의 분석보다 빠르다. 진호가 먼저 답을 냈다.
처음이었다. AI보다 먼저.
학습기가 시작되고 있었다. 진호는 아직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