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기 19-20화
일렉트로닉 성장
EPISODE 19
제19화
고시원 방. 밤. 단말기 화면에 BizSpread 로그인 화면이 보인다. 심플한 디자인. 남자가 엔터를 누르려 하고 있다.

BizSpread 개발 38일째.

프로토타입이 완성됐다.

로그인. 회사 정보 입력. 매출, 인건비, 물류비, 재고. 버튼 하나 누르면 — AI가 분석하고, 비용 절감 시뮬레이션과 3개월 로드맵이 나왔다.

진호가 구조를 잡았다. 팀장이 코드를 짰다. 38일.

박진호
"돌려보자."

한솔로지스 데이터를 넣었다. 엔터.

3초.

보고서가 나왔다. 진호가 3일 걸려 만든 리포트와 — 같은 퀄리티였다.

3일이 3초가 됐다.

◈ AI TEAM LEADER BizSpread v0.1 테스트 완료. 출력 정확도: 94.7% 처리 시간: 3.2초 CEO가 수동으로 작성한 보고서 대비 오차: ±2.1% 프로토타입 승인하시겠습니까?
박진호
"승인."

태식에게 전화했다.

박진호
"형. 됐습니다."
강태식
"뭐가?"
박진호
"BizSpread. 시스템이 돌아갑니다."

잠깐 침묵. 태식이 자판 소리를 냈다.

강태식
"내일 보여줘. 아니, 지금 보내."

진호가 데모 화면을 캡처해서 보냈다. 태식이 1분 만에 답했다.

강태식
"이거면 — 87곳 전부 돌릴 수 있잖아."
박진호
"네. 자동으로."
강태식
"가격은?"
박진호
"월 30만 원. 구독형."

태식이 또 침묵했다. 계산하고 있었다. 30년 영업맨의 계산.

강태식
"87곳 중 20곳만 붙어도 월 600만. 100곳이면 3천만."
박진호
"그렇습니다."
강태식
"진호야. 이거 — 되겠다."
* * *

다음 날. 태식이 기존 컨설팅 고객 5곳에 BizSpread 무료 체험을 제안했다.

5곳 중 4곳이 수락. 1주일 무료 사용 후 유료 전환.

진호는 서버를 세팅했다. 팀장이 도왔다. 24시간 가동.

3일 후. 4곳 중 3곳이 유료 전환. 월 30만 원 × 3 = 90만 원.

수익 구조가 바뀌었다. 진호가 하나하나 리포트를 쓰지 않아도 — 시스템이 돌았다.

태식이 영업하면 고객이 늘었다. 고객이 늘면 매출이 올랐다. 진호가 시스템을 개선하면 분석이 정확해졌다. 정확해지면 태식이 더 쉽게 팔았다.

바퀴가 돌기 시작했다.

* * *

밤. 고시원.

◈ AI TEAM LEADER CEO, 사업 현황 보고입니다. ▶ 컨설팅 계약: 5건 (누적 350만 원) ▶ BizSpread 구독: 3건 (월 90만 원) ▶ 총 누적 수익: 440만 원 고시원 계약 갱신일이 7일 후입니다. 사무실 이전을 고려하시겠습니까?
박진호
"아직이야. 월 고정 수입이 200은 넘어야 사무실을 구하지."
◈ AI TEAM LEADER 현재 성장률 기준 4주 내 월 구독 수익 200만 원 달성 예측. CEO, 한 가지 제안이 있습니다.
박진호
"뭔데?"
◈ AI TEAM LEADER 태식 파트너의 87개 리스트 외에 추가 영업 채널이 필요합니다. 온라인 마케팅을 시작하시겠습니까? ▶ 홈페이지 구축 ▶ 블로그/SNS 컨텐츠 ▶ 키워드 광고 (예산 필요)
박진호
"광고 예산은 없어. 홈페이지는 만들 수 있지?"
◈ AI TEAM LEADER 48시간 내 구축 가능합니다.
박진호
"해."

진호는 단말기를 닫고 침대에 누웠다.

440만 원. 3개월 전에 12,000원이었다. 공사장에서 벽돌을 나르고 있었다.

지금은 — 시스템이 돌고, 태식이 팔고, 팀장이 분석했다.

혼자가 아니었다. 셋이었다. 아니, 곧 넷이 될 거였다. 영수가 퇴원하면.

천장을 봤다. 이 고시원 천장을 보는 것도 얼마 남지 않았다.

눈을 감았다. 내일 할 일이 떠올랐다. 홈페이지. 새 고객. BizSpread 업데이트.

잠이 오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 불안해서가 아니었다.

EPISODE 20
제20화
작은 사무실. 원룸 수준. 책상 2개. 노트북 2대. 창문에 햇빛. 두 남자가 서서 안을 보고 있다.

3월.

고시원을 나왔다. 사무실을 구했다. 관악구 원룸. 보증금 300, 월 45만 원.

사무실이라고 부르기엔 좁았다. 원룸이라고 부르기엔 책상이 두 개였다.

태식이 와서 둘러봤다.

강태식
"좁네."
박진호
"고시원보다 넓습니다."
강태식
"그건 맞다."

태식이 자기 책상에 앉았다. 의자가 삐걱거렸다.

강태식
"야, 이거 의자가 30년 됐어?"
박진호
"중고로 샀습니다. 두 개에 3만 원."

태식이 웃었다. 진호도 웃었다.

* * *

BizSpread 구독 고객이 12곳이 됐다. 월 360만 원.

컨설팅 수익까지 합하면 월 500만 원을 넘었다.

◈ AI TEAM LEADER — STATUS UPDATE SEAN AI 연구소 현황: ▶ 구독 고객: 12곳 ▶ 컨설팅 고객: 7곳 ▶ 월 수익: 5,230,000원 ▶ CEO 레벨: Lv.2 ▶ 파트너: 강태식 (영업) 미션 #002 잔여: 22일 BizSpread 완성률: 78%

78%. 프로토타입은 돌아가지만, 고객이 늘면서 기능이 부족해졌다. 업종별 맞춤 분석이 필요했다. 제조업, 물류업, 유통업 — 각각 다른 모델이 필요했다.

박진호
"팀장아. 업종별 분석 모듈 만들 수 있어?"
◈ AI TEAM LEADER 가능합니다. 다만 — 개발 시간이 필요합니다. CEO 혼자서 검증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개발 인력 1명을 추천합니다.
박진호
"돈이 있어야 사람을 뽑지."
◈ AI TEAM LEADER 정부 지원 사업을 활용하시겠습니까? 중소벤처기업부 '초기 창업 패키지' 지원금: 최대 5,000만 원 조건: 3년 이내 창업자 신청 기한: 이번 달 말

정부 지원금. 5,000만 원.

진호는 화면을 봤다. 3년 이내 창업자. 맞았다. 사업자등록 한 지 두 달.

박진호
"이거 태식 형이 PT 잘하겠는데."
* * *
편의점. 새벽. 남자가 창가 테이블에서 컵라면을 먹고 있다. 계산대 뒤에 여자가 책을 읽고 있다.

새벽 1시. 편의점.

또 왔다. 코딩이 막히면 오는 곳이 됐다. 컵라면과 캔커피. 매일.

서하은이 계산대 뒤에 앉아 있었다. 책을 읽고 있었다.

서하은
"오늘도 컵라면이세요?"

진호가 고개를 들었다. 하은이 웃고 있었다.

박진호
"...네."
서하은
"매일 새벽에 오시는데 — 뭐 하세요?"

진호는 잠깐 멈췄다. 공사장에서 일한다고 할 뻔했다. 아니, 더 이상 공사장은 아니었다.

박진호
"사업합니다."
서하은
"사업? 이 시간에?"
박진호
"밤에 일하는 사업입니다."

하은이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궁금한 듯, 더 묻지는 않았다.

서하은
"저도 밤에 일하는 사람이에요."

그 말이 — 생각보다 가까이 왔다. 밤에 혼자 일하는 사람. 둘 다.

서하은
"젓가락 두 개 드릴게요. 하나는 예비로."

진호가 받았다. "감사합니다"라고 했다.

컵라면을 먹으면서 한 번 뒤를 돌아봤다. 하은이 다시 책을 읽고 있었다.

무슨 책인지 궁금했다. 물어보지는 않았다.

* * *

고시원 — 아니, 사무실로 돌아왔다.

단말기를 켰다. BizSpread 코드를 열었다. 이어서 작업했다.

손가락이 움직였다. 화면이 스크롤됐다. 에러가 나고, 고치고, 다시 돌렸다.

새벽 3시. 눈이 감겼다. 억지로 떴다.

팀장이 물었다.

◈ AI TEAM LEADER CEO, 수면을 권고합니다. 내일 중요한 일정이 있습니까?
박진호
"내일 태식 형이랑 지원금 서류 준비해야 해."
◈ AI TEAM LEADER 그렇다면 지금 자는 것이 내일의 성과를 높입니다.
박진호
"...알았어."

단말기를 닫았다. 침대에 누웠다. — 아, 여기는 사무실이었다. 침대가 아니라 의자였다.

의자에 기대서 눈을 감았다.

내일. 지원금 서류. BizSpread 업데이트. 태식과 미팅 2건.

그리고 — 새벽에 편의점에 갈 거였다.

왜 가는지는 — 아직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제20화 끝

제21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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